인구절벽이 뉴스에 자주 언급되고 있다. 역삼각형 분포로 절벽이 깎인 것처럼 한 국가나 구성원의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계속되는 경제위기로 청년들의 비혼주의가 증가하는 추세다. 그로 인해 생산가능인구(만 15~64세)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대한민국 2022년도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발표되었다. 젊은 세대들이 출산을 꺼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출산 관련 정책과 현실의 괴리(乖離)가 한몫할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더라도 작은 사업장일수록 육아휴직과 출산휴가가 어려운 현실을 꼽을 수 있다.
2023년 2월 23일 자 MBC 뉴스에 나온 내용이다. 여성의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장려하고 있지만, 막상 자진 퇴사 요구를 받기로 한단다. 직장과 사회는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한국 사회에서 남성의 육아휴직은 상당히 보수적이고‥ “진짜 뭐 한 두 명 정도 썼을까요.”라고 답했다.
한 시민단체가 직장인 1천 명을 조사한 결과 여성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은 “육아휴직이 자유롭지 않다”라고 답했다. 퇴사까진 피하더라도, “육아휴직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예전 업무를 그대로 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던 중 <최고의 육아휴직>이라는 그림책을 만났다.
워킹맘이었던 보름달 작가는 육아휴직 후, 아이들과 지낸 이야기를 그렸다. 아이들의 성장기를 함께한 것이 진정 자신의 길이였다고 밝힌다. 엄마들은 육아와 일을 병행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복직을 앞두고 아이들과 어떻게 지냈는지 회상에 잠긴다. 책은, 출근하는 엄마와 아이의 대화로 시작한다. “일 가지 마. 나랑 놀면 안 돼?” 보기만 해도 가슴이 먹먹하다. 여느 가정에서나 있을법한 일이기에 많은 워킹맘에게 공감을 자아내는 부분이다. 엄마는 미안하다고 말하고 아가는 우는 장면이 연상된다.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선택이 옳았다. 아이들이 자라는 순간은 그때뿐이기 때문이다. 대신 아이들이 하교하기 전까지 자기계발에 열중했다. 몇 년 전, 화순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 자격증을 취득했다. 농촌활성화지원센터 마을기자단 양성 교육으로 도전이 추가되었다. 문화평론가로 미래를 준비해가는 엄마이자 아내가 되었다.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경력 단절 여성이라는 단어가 어딘지 모르게 불편하다. 맞벌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아 전업주부를 향한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경력 단절이라는 말보다 가정으로 ‘경력이동’이라는 말을 쓰는 건 어떨까. 자주 쓰는 언어에도 모순(矛盾)이 있다. 사회로 정말 단절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2023년 3월 8일이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1908년 3월 8일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열악한 작업장에서의 화재로 숨진 여성들을 기리며 궐기한 것을 기념한 날이다. 당시 노동자들은 근로 여건 개선과 참정권 보장 등을 요구하였다. 이후 유엔(UN)은 1975년을 ‘세계 여성의 해’로 지정하고 1977년 3월 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공식화하였다. 육아휴직이 사회에 보편화 되도록 근무여건 개선과 고용노동부의 제대로 된 감독이 시급하다.
육아휴직을 쓸까 말까 선택이 망설여지는 부모들과 보육 관련 공무원이 보았으면 하는 책이다. 잠자리에 아이들과 함께 오늘 하루 어땠는지 묻는 것도 좋겠다. 아이가 성장하는 것은 그때뿐이다. 그렇게 최고의 육아휴직을 꿈꿔본다.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 쓰는 사회, 그렇게 어려울까?
▲김민지 문화평론가의 글은 네이버 블로그(mjmisskorea) ‘애정이 넘치는 민지씨’에서도 볼 수 있다. 방방곡곡은 다양한 책과 문화 속으로 떠나는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저작권자 ⓒ 화순매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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