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묻히고 전설은 흐르고…‘핑매바위’는 알고 있다

화순 고인돌 유적지 ‘사계절 꽃 축제장’으로 변신

화순매일신문 | 기사입력 2022/12/28 [15:19]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술은 묻히고 전설은 흐르고…‘핑매바위’는 알고 있다

화순 고인돌 유적지 ‘사계절 꽃 축제장’으로 변신

화순매일신문 | 입력 : 2022/12/28 [15:19]

 화순 고인돌을 대표하는 춘양면 대신리의 핑매 바위덮개돌 둘레 7.3m 너비 5m 높이 4m에 무게는 약 280톤에 달한다. 특히 핑매 바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화순매일신문


화순 최고 입담
수다줌마입니다. 이번엔 사계절 꽃 축제장으로 변신 중인 세계문화유산 화순 고인돌 유적지를 만나 볼까요?

 

국화축제를 개최하는 지자체가 대단히 많습니다. 가을을 대표하는 국화는 축제의 꽃으로 가장 잘 어울려 우리 화순도 남산공원에서 매년 국화축제를 열어 왔습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명성이 자자하여 찾는 이가 매년 꾸준히 늘어났습니다. 내년부터는 축제 장소를 고인돌 유적지로 옮겨 규모를 확대하여 열린다고 합니다. 고인돌 유적지가 대규모 사계절 꽃 동산으로 꾸며지는 중입니다.

 

고인돌은 청동기시대를 대표하는 무덤 양식입니다. 큰 돌을 받치고 있는 괸돌혹은 고임돌에서 명칭이 유래하였습니다. 고인돌이라고 불리기 전에는 지석묘라고 불렀습니다.

 

고인돌은 한반도에 약 4만기가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현재까지 발견된 세계 고인돌의 절반 이상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특히 영산강 유역에 2만기 이상이 분포한다고 하니 고인돌 왕국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화순 고인돌은 1995년 목포대 박물관 팀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3년 후 19989월에 사적 410호로 지정되었고, 200012월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제977호로 등록되었습니다.

 

이곳 유적지는 고인돌의 축조과정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채석장이 가까이에 있습니다. 고인돌을 보며 당시의 최첨단 산업기술을 상상해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요즘으로 치면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기술쯤 될까요?

 

고인돌은 자연 상태의 암석을 그대로 쓰기도 하지만 대부분 암반에서 떼어 내야 해서 복잡한 공정을 거칩니다. 이곳은 채석장과 여러 형태의 고인돌이 있어 축조과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습니다. 화순 고인돌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주된 이유입니다.

 

돌의 압도적인 크기도 놀랍습니다. 화순 고인돌 유적에는 100t이 넘는 큰 바위를 이용한 지석묘가 수십 여기씩 무리를 이룬 곳도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거대한 돌을 다듬고 옮겼을까 신기하기만 합니다.

 

춘양면 대신리의 핑매 바위는 화순 고인돌을 대표하는 유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다고 추정합니다. 덮개돌 하나의 크기가 둘레 7.3m 너비 5m 높이 4m에 이르고 무게는 약 280톤에 달합니다.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인 이집트 가자지구 피라미드에 사용된 돌의 평균 무게가 2.5톤인 점을 감안하면 그 크기를 능히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핑매바위에 얽힌 마고할매와 운주사 천불천탑에 관련된 전설도 재미있습니다.

 

옛날 운주골에서 전국의 내로라하는 바위들을 초청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마고 할매는 치마에 돌을 싸 들고 한달음에 운주골로 달려갔습니다. 하지만 일하기 싫어하는 동자승이 닭 울음소리를 내는 바람에 마지막 1000번째 불상을 못 세우고 말았다는 소식을 들은 마고할매는 허탈한 마음에 치마폭에 있던 돌을 발로 차 버렸습니다. 그래도 화가 안 풀렸던지 바위에 올라 오줌을 쌌는데 사람 머리 크기만 한 구멍이 생겼습니다. 그 구멍에 돌을 던져서 구멍 안에 돌이 들어가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아들 낳기를 바라며 돌팔매질을 하던 곳이라고 하여 핑매 바위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완만한 경사에 펼쳐진 고인돌이 만들어 낸 경관이 제법 운치 있습니다. 철마다 다르게 피어나는 꽃들과 어울려 돌로 만든 정원을 거니는 듯합니다. 도곡 효산리에서 춘양 대신리까지 4km의 언덕길이 이어집니다. 화순고인돌 유적지를 거닐며 옛사람의 무덤보다는 당시의 산업과 기술을 생각하며, 옛이야기 따라 걷는 재미를 느껴보길 권합니다. 당시 힘들었던 채석 기술은 묻혔지만, 전설은 유유히 흐르고 있습니다.

 

인근에는 청동기시대를 느낄 수 있는 선사 체험장과 세계거석문화를 볼 수 있는 거석(巨石)테마파크가 있습니다. 자동차로 10여 분 거리에는 천불천탑 전설을 간직한 운주사가 있습니다.

 

아름다운 고인돌 정원으로 초대합니다. 전남문화관광해설사로 근무하고 있는 수다줌마의 고인돌 이야기였습니다. 또 다른 유적지로 찾아뵙겠습니다.

 

최순희 전남문화관광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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