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복호는 화순 땅’ 우리가 수질 지킨다

화순매일신문 | 기사입력 2017/08/14 [17:28]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동복호는 화순 땅’ 우리가 수질 지킨다

화순매일신문 | 입력 : 2017/08/14 [17:28]

▲     © 화순매일신문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물을 가장 싸게 먹고 있는 150만 광주시민 뒤엔 동복호 주변 환경을 내 집 우물처럼 지키고 있는 화순 군민의 애환이 숨어 있다.

화순군민은 대대로 내려 온 삶의 터전을 광주시민을 위해 내어주고, 실향의 아픔을 겪으면서도 ‘동복호는 화순 땅이다’라는 사실을 잊어본 적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다.

어린시절 추억이 서린 고향, 내 땅, 내 묘지도 함부로 가지 못하지만 어느 누구도 ‘동복호의 주인이 광주시다’ 라고 하지는 않는다.

화순군민 모두는 예나 지금이나 어느 한 순간도 동복호가 우리 땅이라는 주인의식을 단 한시도 놓아본 적이 없었다.

동복호는 광주시민의 젖줄이면서 ‘화순 적벽’을 품에 안고 있다. 적벽을 감싸고 돌며 흐르는 동복호가 연출하는 광경은 그야말로 ‘천하 제일경’으로 손색이 없다. “산은 물을 만나야 활기가 있고, 물은 산을 만나야 매혹적이다”라고 한다.

▲ 동복호 수몰 전 적벽 모습.     © 화순매일신문

적벽을 품고 있는 동복호, 동복호에 잠긴 적벽은 산과 물의 절묘한 만남으로 마치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한다. 조선시대 시인 묵객들이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화순 적벽. 전라도에 부임한 관리들이 가장 먼저 찾았던 화순 적벽. 방랑시인 김삿갓이 세 번이나 적벽을 유람하고, 마침내 한 많은 생을 마감했던 바로 그 적벽.

상수원 보호구역 이라는 멍에를 뒤집어쓰고 30여 년 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됐던 화순 적벽이 지난 2014년 광주광역시와 화순군의 상생발전 합의로 전격 개방된 것은 그 얼마나 다행스러운 쾌거인가?

화순군은 광주시민의 상수원 수질 관리를 위해 200억원이라는 큰 돈을 들여 이서천 정비사업과 동복천 환경정화사업 등을 꾸준히 벌여왔다.

또 적벽 개방 이후에는 망향정 주변 재래식 화장실을 수질오염이 적은 최신 수세식으로 교체하였으며, 적벽가는 도로 선형을 개선하고 야자수 매트를 깔고 가드레일을 설치하여 수질오염 방지와 안전에 최우선을 두는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고 있다.

최근엔 적벽의 절경 감상에 장애가 되는 잡목을 제거, 자연을 전혀 훼손하지 않고 적벽을 문화재 명승지로 만드는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자부한다.

이러한 공로 등이 인정돼 화순군이 수(水)처리 부문에서 지난 7월 26일 대한민국환경대상위원회가 주최하고 환경부가 후원한 ‘2017 대한민국 환경대상’을 수상했다.

동복호 조성은 광주와 전남이 한 몸이었던 1967년 관선시대이다.

이때만 해도 동복호 조성사업은 국가정책 사업으로 관선시장과 군수는 반기를 들 수 없는 분위기라는 것은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광주시와 전남도가 분리되면서 동복호에 대한 관리권이 광주시로 자연스럽게 넘어간 것으로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환경부의 판단은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지 않고 양 기관의 협의를 통해 판단하라는 것이었으며, 수도법에는 엄연하게 ‘화순군이 관리권의주체다’라고 규정돼 있다.

화순군이 내 땅의 관리권을 찾기 위해 지난 2003년도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광주시에 동복호 관리권 협상을 요구했던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과연 화순군이 광주시에 지나친 권한을 요구하는 것일까?

화순군은 적벽이 국가 지정 문화재 명승 제112호로 지정된 의미를 존중하고 무분별한 개발이 아닌 후세대에 길이 남겨줄 수 있는 소중한 문화재로 보존될 수 있도록 주변 환경 개선에 더욱 신경을 많이 쓸 계획이다. 수도권 상수원인 팔당호는 철조망을 걷어 낸지 오래다. 오히려 드라이브 코스로 관광 상품을 개발하여 많은 방문객들이 그 곳을 찾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화순군도 적벽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동복호 생태환경을 직접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적벽 탐방길을 조성하고, 망향정에서 건너편 철옹산성에 이르는 하늘전망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동복호 수질관리에 조금도 영향을 주지 않고, 늘 그래왔던 것처럼 동복호 주인으로서의 책임감을 더욱 확고하게 다지리라 약속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광주시와 화순군이 손을 잡은 상생발전의 실천이 아닐까? 소모적인 관리권 논쟁을 벌이는 것은 적벽 개방 의미를 스스로 훼손하는 일이며, 두 자치단체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한다.

적벽을 찾는 많은 방문객 가운데 광주시민들이 적벽을 대하는 느낌은 타 지역 사람들과는 전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광주시민들이 먹는 물은 바로 화순군민들이 지켜주고 관리해준 상수원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주길 바랄뿐이다. 어쩌면 정든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화순군민들이 흘린 눈물도 섞여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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