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체제의 후반기 원구성을 위하여

화순매일신문 | 기사입력 2016/05/20 [16:21]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양당체제의 후반기 원구성을 위하여

화순매일신문 | 입력 : 2016/05/20 [16:21]

▲ 전남도의회 문행주 의원.     © 화순매일신문

4‧13총선이 끝나고 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기관이나 이른바 선거전문가들의 예상이 무색하게도 집권 여당은 120석이라는 과반의석에도 못 미치는 득표로 참패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근소한 차이로 제 1당이 되었으나 전통적인 텃밭인 호남에서 완패했다. 신생 정당인 국민의 당은 호남을 석권하여 양당체제를 3당 경쟁구도로 새롭게 바꾸어 놓았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안전불감증과 국정교과서 역사왜곡에 분노하고 테러방지법의 제정으로 공안시대로의 회귀를 알리는 박근혜정권의 오만과 독선, 대량실업과 경제실패에 따른 무능과 실정을 국민들은 더 이상 용납하지 않았다.

특히 청년실업과 N포세대로 불리는 2030세대의 적극적인 투표참여로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여소야대의 선거혁명을 이루어낸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은 집권 여당에 대한 심판을 통해 분명한 경고음을 보낸데 반해 야당에 대해서도 어느 일방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가 아닌 선택적 투표로 절묘한 분할을 통해 새누리당을 똑바로 견제하고 2018년 정권교체를 통한 역량을 모아달라는 주문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비능률적인 정치를 끝장내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협치의 시대를 열어달라는 요구와 함께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 당이 상호간의 경쟁과 협력을 통해 정권교체를 위한 수권능력을 갖출 것인지 예의주시할 것이며 기성의 정치행태를 되풀이할 때는 언제든지 지지를 철회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3당간 원구성을 위한 협상이 시작되었다. 20대 국회 원구성은 과거 양당간 협상의 단순구조에서 3당간의 이해관계가 한층 복잡해진 정치지형이 반영되어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4‧13총선으로 변한 것은 국회만이 아니다. 지방의회 또한 마찬가지다.

광주시와 전라남도 의회도 과거 새정치민주연합 시절의 일당독점구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 당으로 분화되었고 자연스럽게 양당간 경쟁구도로 바뀌게 되었다.

우리 지역민들은 사실상 일당이 지배하는 정치적 독점구조에 대해, 행정부와 의회를 지배하면서 제대로된 견제와 감시가 결여된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비판을 보내곤 했다.

특히 광주시의 총인시설과 갬코사태로 인한 대형 부패스캔들과 전라남도의 F1으로 인한 재정 적자와 각종 개발공사로 인한 비능률적 시책사업에 대해서도 제대로 메스를 대지 못한데 대해 의회의 역할을 비판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지금 광주시의회와 전라남도의회는 후반기 원 구성을 앞두고 있다.

과거 일당 지배하의 원구성은 지역 간의 이해나 친소관계에 따라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이번 후반기 원구성은 무엇보다도 국민이 만들어준 정치지형의 변화가 반영되어야 한다. 과거 일당독점구조하에서 주류와 비주류간 경쟁관계가 정책적 경쟁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후반기 원구성을 위한 선거가 이뤄지기 전에 양당은 조속히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의장단과 상임위 배분과 구성을 위한 협상에 나서야 한다.

양당간 경쟁은 생산적인 의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할 뿐만 아니라 행정부에 대한 견제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과거의 친소관계를 유지시키는 선거가 아니라 당중심의 원구성은 국민들의 정치적 의지의 반영임과 아울러 책임정치의 시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지방의원들조차도 4‧13총선으로 조성된 갑작스런 정국의 변화에 어리둥절해 하거나 얼마 전까지 같은 당에서 함께 해왔던 탓에 현실감을 느끼지 못하는 눈치다. 심지어 ‘우리는 본래 한 뿌리’라는 정서적 동질감이나 대선을 앞두고 곧 합당이 될 것 아니냐는 기대감으로 과거와 같은 원구성을 선호하는 의원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국민이 만들어준 경쟁과 협력을 통한 협치의 시대를 열고 행정부에 대해 제대로 된 감시와 견제를 해달라는 요구를 외면하는 일이다.

정치문화의 본령은 경쟁에 있다.

후반기 원구성을 앞두고 입지자들의 셈법은 저마다 복잡한 것 같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과거 정치적인 이해관계와 친소관계에 따른 투표에서 이제 양당 모두 후반기 의회를 책임지는 정치 주체로서 새로운 고민 앞에 서있다는 사실이다.

제 1당은 다수당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다해야 하며 소수당은 분명한 감시와 견제로 다수당과 경쟁하여 생산적인 의회상을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의회는 합의제 기관이다. 새로운 정치적 환경의 변화에 따른 과제를 처리하는 것이야말로 새로운 의회상을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다.

양당은 즉시 원내 교섭단체 구성을 위한 협상과 당 중심을 통한 후반기 원구성에 나서야 한다. 이를 통해 무책임한 자유투표로 인한 책임정치의 실종을 예방하고 지역 주민의 여망에 부응하는 후반기 원구성에 나서야 할 때다.

문행주 전남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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