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하고 답답한 화순군의회

20개월 동안 군정질문 딱 1번
현안처리 때 공론화과정 줄어
집행부 견제‧감시기능 ‘의문’

화순매일신문 | 기사입력 2016/02/26 [16:38]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무기력하고 답답한 화순군의회

20개월 동안 군정질문 딱 1번
현안처리 때 공론화과정 줄어
집행부 견제‧감시기능 ‘의문’

화순매일신문 | 입력 : 2016/02/26 [16:38]

제7대 전반기 화순군의회가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 4개월여면 후반기가 시작되면서 임기의 반환점을 돌게 된다.

26일 끝난 209회 임시회까지 20여개월 동안 13번의 회기를 거친 전반기 의회는 무기력과 답답함으로 관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7대 의회 전반기인 6월까지 남은 회기는 2번이다. 4월 추경심사를 위한 임시회와 6월 예정된 후반기 원구성 임시회가 전부여서 209회 임시회는 전반기 마무리 성격이 강했지만 ‘역시나’로 끝을 맺었다.

단적으로 지난 20개월 동안 전반기 의회에서 5분 자유발언, 군정질문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은 곱씹어봐야 할 부문이다.

의원들이 언제 본회의장 연단에서 자신의 소신을 풀어냈는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다. 집행부를 상대로 펼치는 군정질문이 전반기 20개월 13차례 회기동안 딱 한 차례에 그쳤다. 5분 자유발언이나 소신발언도 손에 꼽을 정도다. 역대 화순군의회에서 7대 전반기처럼 말을 아낀 적이 없다는 것은 회의록 검색 등 기록에서 여실이 드러난다. 군정질문이나 자유발언뿐 아니라 각종 발언도 무기력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말로 먹고 사는 정치인들의 소신발언이 인색해도 너무 인색하다보니 알고도 참는 것인지 몰라서 말을 아끼는 것인지 구분이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발언내용도 뒷걸음 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백화점식 질문이나 의원실에서 충분히 가능한 대화를 본회의장에서 쏟아 내는 등 여전히 맥을 잡지 못하는 것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일부 의원들은 지역구 현안 챙기기에 몰입하면서 스스로를 ‘면의원’으로 절하시키는 모습도 눈에 띈다. 의회의 무기력과 답답한 모습이 되풀이되면서 고착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스런 시선과 ‘생계형 의원’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아냥까지 나오는 이유다.

각종 안건이나 예산심사도 마찬가지다. 집행부의 요구안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고 사실상 원안가결로 화답(?)하는 추세다. 의회의 고유기능인 견제와 감시가 작동하는지 의문시되는 부문이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공론화 과정이 생략되고 있다는 것이다. 민‧민이나 민‧관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사안을 의회에서 일차적으로 조정하고 걸러내야 하는데도 그렇지 못한다는 얘기다. 공론화를 거치는 것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거나 절충안을 찾아 잠재적인 위험요인을 줄여 좀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지난회기에 의회에서 예산이 통과된 화순로컬푸드직매장은 시장상인과 농협의 갈등이 불을 보듯 뻔했지만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처리하면서 최근까지도 양측이 팽팽한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이 예산은 의회에서 충분히 조정이 가능했는데도 특정단체?의 로비에 의지를 내려놓았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로 통한다.

한편으론 공론화가 생략되는 것은 공개적인 발언보다 닫힌 공간에서 낮은 목소리로 처리하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각종 현안이나 사안에 대한 문제를 공론화장보다 닫힌 공간에서 해결한다는 것이다.

각종 사안에서 촉발될 수 있는 문제를 감지하지 못할 정도로 의원 개개인이 어리석지 않기 때문이다.

현역 의원이 자신의 명확한 입장이나 소신을 내놓는 것은 주민들의 표로 선출된 정치인으로서 당연한 도리다. 그것이 결코 반대의견이나 소수의견일지라도 자신의 견해를 내놓고 주민의 동조를 얻어내는 것이 정치이고 정치인으로써 추구해야 할 기본적인 자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최근 의회의 모습은 안타까울 정도로 입을 닫고 발언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오히려 집행부를 견제 감시해야 할 의회가 집행부의 눈치를 살핀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을 정도다.

과거 다른 의견을 ‘틀림’으로 비판을 ‘비난’으로 받아들이는 정치문화가 있었지만 현재 정치상황은 비난과 건전한 비판을 판단하지 못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고 달라진 환경이다.

풀뿌리 민주주의에서 의회가 왜 필요한지 주민들이 어떤 의원을 기대하는지 곱씹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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