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 직매장 논란은 ‘장소’다

화순매일신문 | 기사입력 2015/12/17 [21:34]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로컬푸드 직매장 논란은 ‘장소’다

화순매일신문 | 입력 : 2015/12/17 [21:34]

화순농협이 로컬푸드 직매장 설치를 준비하면서 인근상인들이 반대 운동에 나서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장소이다. 화순전통시장 상인들의 로컬푸드 설치 반대 목소리도 여기에 맞춰지고 있다. 화순농협이 내놓은 계획대로 로컬푸드 직매장이 화순전통시장 인근에 조성되면 일부 품목이 겹쳐 전통시장 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통시장 상인들은 시장 인근 로컬푸드 직매장 조성 결사반대 의지를 다지고 있다.

화순농협도 로컬푸드 조성을 위해 수년 전부터 공을 들였지만 번번이 군 의회 벽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3번 째 도전만에 관련 예산이 의회 예결위를 통과하고 요식행위나 마찬가지인 본회의만 거치면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화순농협은 상인들의 반대목소리에 귀를 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어렵게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데다 로컬푸드 직매장이 지역 농업인의 소득증대와 소비자에겐 싼 가격에 신선한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양측의 충돌이 예상되는 지점이다. 한쪽은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결사반대를 다른 한쪽은 농민 소득증대라는 명분을 내걸고 강행을 고집할 것으로 보여 양측의 물리적 충돌까지 예상된다.

문제는 행정기관과 의회가 충분히 예견되는 갈등 조종에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화순군의 화순농협 로컬푸드직매장 설치비 예산지원 계획은 주변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문제를 꼽을 수 있다. 전통시장 활성화와 시설현대화에 한 해 30억여 원을 투입하면서 자칫 갈등이 예상되는 로컬푸드 직매장 설치에 4억원의 예산을 반영하면서다. 특히 화순군은 화순전통시장 활성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5일시장인 전통시장 상설화와 먹거리 볼거리를 충족시키는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맞춰 예산도 중점적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화순농협과 화순군의 구상처럼 전통시장과 로컬푸드 직매장이 어우러져 시설 집적화로 양측이 상생, 로컬푸드에선 농업인이 시장에선 소상공인이 소득을 올린다면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 낼 것이다. 문제는 현재 소비 추세가 그렇게 녹록치 않다는데 있다. 많은 소비자와 젊은 세대는 전통시장보다 대형마트로 발길을 돌리는게 현실이다. 이같은 추세가 고스란히 반영한다면 화순농협 하나로마트와 한 마당을 쓰는 화순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은 ‘최상의 쇼핑장소’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로컬푸드 직매장에 소비자의 발길이 이어진다면 시장 상인들의 비난에 휩싸일 것이고 반대로 로컬푸드 직매장이 제몫을 못해도 화순군은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에 직면할 수 있다. 양쪽이 상생 발전하지 못하면 그 비난은 화순군의 몫이라는 얘기다.

의회가 무기력하게 화순농협 손을 들어준 것도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문이다. 의회가 예산 심사과정에서 이같은 문제를 분석하고 고민해 양측이 충돌을 피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 마련을 집행부에 요구하는 것이 지역 정치권의 역할이다. 그런데도 의회의 로컬푸드 직매장 예산심사과정을 들여다보면 고민한 흔적을 찾아 볼 수 없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금이라도 화순군의회와 화순군은 전통시장 상인회와 화순농협이 충돌을 피할 수 있는 절충안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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