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은 우리나라 국토박물관고인돌 유적-쌍봉사 극락전-중장터가 갖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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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꾼답게 구성이 탄탄했다.
지난 26일 화순군의회 4층 대회의실에서 ‘2023년 군민 행복 아카데미’ 두 번째 강의가 열렸다. 초청 강사는 “아는 만큼 보인다. 생각한 만큼 깊이 이해한다.”라고 말한 유홍준 교수이다. 유 교수는 ‘화순과 그 주위 문화유산의 가치와 위상’이란 주제로 입담을 과시했다. 문화재청장을 역임한 유홍준 교수는 현재 명지대학교 석좌교수와 한국중앙연구원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로 인문학 서적의 새 지평을 연 유명한 작가다.
“역사를 통해 한반도에서 일어난 사건·사고를 많이 배웠어요. (중략) 조상들이 국난을 겪으면서도 삶을 유지해가며 문화를 창조하였고, 그 문화유산이 남아서 우리가 배우겠다고 하는 것이 역사입니다. 외적이 쳐들어왔던 역사만 쭉 써왔던 것은 식민잔재입니다.”
유 교수는 다양한 시대와 장소를 소개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시대로는 구석기부터 통일신라(상대, 중대, 하대), 고대의 건축과 탑, 고구려벽화와 장흥 보림사 철불 이야기까지. 장소로는 연천 전곡리 유적부터 화순 고인돌, 전라남도의 각 유물을 통해 씨실과 날실이 이어져 하나의 역사 이야기가 되었다.
‘빗살무늬토기’는 중요한 지점이다는 소개도 곁들였다. 고인돌 시대로 진입하기 전 어골문(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었다가 청동기 시대의 무늬로 바뀌기에. 시대를 대표하는 공예작품의 기능 중 미(美)와 용(用)이 결합 되어 있다는 설명이다. 문화유산을 멀리할 게 아니라 아름다움을 간직한 채 소중히 다루어야 할 이유다.
청동기 시대는 북쪽과 남쪽이 다르다. 북쪽은 비파형 동검의 북방식 고인돌(고조선 유적). 남쪽으로 내려오면 세형동검의 남방식 고인돌. 세계의 고인돌이 10만 개. 그중 4만 5천 개가 한반도에 있고 남한에 3만 개가 있다. 그중 화순의 고인돌이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
1971년 화순 도곡면 대곡리에서 발견된 고인돌이 그렇다.청동기 역사를 새롭게 쓰는 기념비적 유물로 국보 143호로 지정됐다.
쌍봉사 극락전의 계단은 정교함, 단아함은 문화유산의 가치를 뛰어넘는 예술의 극치를 보여준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철감선사 승탑(국보 제57호)은 기단에서 지붕돌까지 단단한 화강암을 마치 아이스크림처럼 섬세하게 조각했다고 극찬했다. 옛 신라 시대 조상들의 치밀한 감각에 감탄을 자아낸다. 철감선사탑비(보물 제170호)는 유일하게 오른발을 들고 있어 탑비 중 살아있는 듯한 생동감을 선사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중장터의 의미는 남다르다.
화순 중장터 삼거리에서 한쪽으로 가면 ‘운주사’고, 다른 쪽으로 가면 나주 ‘불회사’. ‘쌍봉사’, 요즘은 장흥 ‘보림사’까지 가는 길의 중심지였다는 설명이다. 중장터의 장은 보름날만 열린 사연을 알았다. 달빛을 보며 다시 돌아가야 했기에. 화순이 가지는 문화유산이자 중요장소임이 틀림없다.
그가 추천한 ‘개천사’는 화순군 춘양면 천태산에 있는 사찰이다. 운주사 가는 길목에 있다. 지난해 11월 왕복 3.8km 탐방로를 조성하고 개통하였다. 시원한 바람 부는 개천사 비자림 탐방길에서 올해 30주년을 맞이하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읽어보면 어떨까 싶다.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을 떠올려 본다.
“역사를 모르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화순의 문화유산을 통해
아는 만큼 보이고 생각한 만큼 깊이 이해할 수 있기를.
군청 대회의실 4층 LED 대형스크린을 통해 보는 역사 사진이나 자료는 현실감과 생동감을 더했다. 강의가 끝나고 팬 사인회도 진행됐다.
▲김민지 문화평론가의 글은 네이버 블로그(mjmisskorea) ‘애정이 넘치는 민지씨’에서도 볼 수 있다. 방방곡곡은 다양한 책과 문화 속으로 떠나는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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