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가왕을 향한 힘찬 발돋음

전남방송 주관 제3회 남도전국가요제

김재근 객원기자의 맛담멋담 | 기사입력 2023/05/02 [07:01]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대한민국 가왕을 향한 힘찬 발돋음

전남방송 주관 제3회 남도전국가요제

김재근 객원기자의 맛담멋담 | 입력 : 2023/05/02 [07:01]

  © 화순매일신문


우리를 한
()이 많은 민족이라고 한다. 흥도 많다고 한다. 한만 많았으면 모두 홧병에 죽어버려 지금처럼 번성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다행이다. 흥으로 한을 현명하게 극복해 낼 수 있었으니.

 

흥은 시름을 잊게 했고, 살아갈 힘을 주었다. 힘든 노동도 노래로 달랬고, 아픈 사랑도 노래로 다독였다. 노래의 힘이다. 그 흥의 연원이 궁금했다. 공자까지 가게 되었다.

 

자재제문소 삼월부지육미 왈: 부도위악지지어사야

(子在齊聞韶 三月不知肉味 曰; 不圖爲樂之至於斯也)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라에 있을 때 소(: 순임금 때의 악곡)를 듣고 석 달 동안 고기 맛을 몰랐다. 음악을 하는 것이 그런 경지에까지 이를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음악 이야기다. 공자가 충성하고, 효도하고, 예만 지키는 고지식한 사람은 아니었다. 음악을 듣고 석 달 동안 고기 맛을 잊을 정도로 음악을 사랑했던 멋진 풍류남아였다.

 

자여인가이선 필사반지 이후화지

(子與人歌而善 必使反之 而後和之)

 

선생님께서 다른 사람과 함께 노래를 부를 때, 그가 잘 부르면 반드시 다시 부르게 하시고 따라 부르셨다.”

 

공자는 스스로를 예와 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취미 수준이 아니었다. 가수였고, 연주자였고, 평론가였다. 자주 노래를 불렀고, 틈만 나면 악기를 연주했으며, 음악을 듣고 의견을 실어 평가했다. 전문가였다. 논어에는 공자의 음악 이야기 열아홉 개가 실려있다.

 

자왈 흥어시 립어례 성어악

子曰; 興於詩 立於禮 成於樂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시를 통해 일어나고, 예를 통해 서며, 음악을 통해 이룬다.”

 

공자는 ()에서 감흥을 일으키고 예()에서 근간을 세우고 악()에서 성정을 완성한다고도 했다. 그의 학당에서 시는 필수과목이었다. 시에 대한 학습이 음악으로 그리고 예로 실현되어야 한다는 믿음은 아니었는지. 음악을 예에 이르는 길로 사랑한 듯하다.

 

음악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했을 것이라고 한다. 당연히 공자 이전에도 예악(禮樂)’이라는 이름으로 음악은 있었다. 지금의 예술이나 문화와 같은 영역이었을 것이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님이 말했듯, 시와 아름다움과 낭만과 사랑 이런 것들이 살아가는 목적인 것처럼.

 

우리 삶 곳곳에 유교가 스며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공자의 도리를 따랐던 조선 성리학도 흥을 돋우는 데 한몫했을 것이고. 흥은 여러 형태로 발전하였다. 텔레비전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아졌다. 방방곡곡 가요제도 늘었다. 각자가 가진 한을 뱉고 꿈을 이루는 흥겨운 잔치다. 박수치며 희망을 나누고, 삶에 감동하여 웃고 울며 참여하는 공동체 정신의 정화라 할 수 있겠다.

 

  © 화순매일신문


지난달 29일 제3회 남도전국가요제가 막을 내렸다. 전남방송(JBC, 대표 정현택)이 주관한 대한민국 가왕을 선발하는 우리나라 대표 가요제다. 2018년 시작하였으나 그동안 코로나로 열리지 못하였다.

 

전날 150명이 예선을 치렀다. 11세에서 70세까지 연령도,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지역도, 방글라데시 필리핀 이탈리아 등 출신도 다양했다. 기성가수와 아마추어의 대결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방식은 미스트롯보다 앞섰다.

 

18명이 본선에 올라 경연을 펼쳤다. 제주도에서 온 김아현이 돌고 돌아가는 길로 영예의 대상을 안았다. 최우수상은 어매를 부른 11살 이승률이 차지했다.

 

킹스밴드, 손정윤, 양학태, 센컨드, 엘리스, 김다나, 진시몬이 출연하여 관객에게 즐거움을 참가자에게 용기를 주며 무대를 빛냈다.

 

고단한 시대에는 문화로 소통하며 삶을 어루만지는 것이 좋다. 그런 의미에서 대중문화 예술의 결정체인 가요제가 전국으로 열병처럼 번진 것은 축하할 만하다. 양궁이 세계를 재패한 것도 저변이 확대되어서다. 우리 음악이 한류라는 이름으로 세계로 나가는 것도 기반이 튼튼해서가 아닐까.

 

남도는 물이 귀하다. 비만 내리면 축제 분위기다. 하늘도 흥겨운 잔치를 축복하듯 비를 뿌려 축하해 주었다. 참가자들의 경연을, 초대 가수의 노래를 즐기다 보니 봄날 해가 짧았다. 2회 대회 우승자는 최향이었다. KBS 2TV ‘트롯 전국체전에서 멋진 활약을 펼쳤다. 이번 대회 우승자 김아현의 멋진 모습도 기대한다. 남도전국가요제가 대한민국 가왕을 탄생시키는 산실이 되었으면 한다. 4회 대회를 기대한다.

 

* ‘맛담멋담은 오늘을 살피어 내일을 다듬는, 화순(和順)의 산물(産物) 인물(人物) 문화(文化) 음식(飮食) 이야기[]. 네이버 블로그(cumpanis) “쿰파니스 맛담멋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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