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을 넘어설 때면 바람은 흐느적흐느적하는 가지 위에 잠시 허리를 펴고 서산에 해가 질질 다리 끌고 산마루 넘어서면 산새들은 어둠 속에서도 제자리 잘도 찾아든다
오늘도 내일도 뒤뚱거리는 아낙은 말없이 묻어버린 청춘을 하얀 꽃으로 세월을 피워내고 해거름에 걸린 그리움 좇아 마루 위에 걸터앉아서 세월만 헤아린다
하나 두울 불빛이 사라지고 멀리서 개 짖는 소리에 바람이 설 잠 깨일 때쯤 졸고 있는 가로등 밑으로 뒤뚱거리는 걸음이 다가서면 또오 그렇게 세월이 뒤뚱거리며 가고 있음이다.
詩 탐미
바람이 뒤뚱뒤뚱 뒷걸음질 치다가 벽에 ‘꽝’ 부딪혔다. 하루는 그렇게 정신없이 마무리되고 띵한 울림 속에 잠을 청하기도 하다.
꽃잎만 헤아릴 수 없고, 바람만 퍼 담을 수 없는 하루하루가 삶이고, 인생의 알맹이다.
뒤뚱거리는 걸음도 귀엽다. 사랑스럽다. 잔잔한 미소를 피워준다. 그 어떤 것도 생각하기 나름이 아닐까. 뒤뚱뒤뚱 우수꽝스러운 삶일지라도 그 삶이 전부라면 최고의 멋진 삶으로 살아야 한다. 하루! 많이 피곤하였다면, 그 밤은 달달한 꿈길일 것이다. <저작권자 ⓒ 화순매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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