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쓰듯 물 쓰면’ 제한 급수 못 면한다

이대로라면 농업용수까지 위협

김민지 문화평론가의 방방곡곡 | 기사입력 2023/04/07 [08:01]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물 쓰듯 물 쓰면’ 제한 급수 못 면한다

이대로라면 농업용수까지 위협

김민지 문화평론가의 방방곡곡 | 입력 : 2023/04/07 [08:01]

수도는 대표적인 공공재이다. 공공재란 사회간접자본이라고 하는 전기, 전화, 수도, 도로, 교육 등으로 그 생산에 대한 기여와는 상관없이 누구나 그 혜택을 얻을 수 있는 것을 뜻한다.

 

물 쓰듯 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마구 헤프게 쓴다는 의미다. 하지만 더는 수돗물이 공공재가 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기후 변화로 매년 지구 온도가 상승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홍수 가뭄 등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가뭄은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작년부터 남도는 비가 귀했다. 지난해 전남에 내렸던 비는 불과 840mm뿐이다. 올해 31225mm 비가 내리긴 했지만,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 바닥 드러낸 주암호 모습.  © 화순매일신문


광주·전남의 젖줄인 동복댐과 주암호의 사정이 심각하다. 각각 저수율이 21%18%라 한두 달 내에 충분한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주암호는 5, 동복댐은 6월에 고갈이 예상된다.

 

작년 말부터 제한 급수 이야기가 거론되어왔다. 물 사용을 제한하기 위해 특정 시간에만 수도를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생활 전반이 불편해진다. 가정도 문제지만 요식업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저수율이 7% 이하로 떨어지면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된다. 30년 만에 제한 급수가 이뤄질 가능성까지 내다보는 추세다.

 

  © 화순매일신문

그렇다고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방법은 하나. 가용자원을 아끼는 게 답이다.

 

물 사용량에 한계치가 있다. 화순군 상하수도사업소에서는 1인 수돗물 사용량이 약 270L라고 밝혔다. 시중 마트에서 사는 생수가 2L라고 가정했을 때 1인당 하루 135개의 물을 사용하는 셈이다. 4인 가족이라고 가정할 때 한 가정에서 사용하는 하루 물의 양이 약 1,080L(생수 540개인 셈)이다.

 

물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대비하려는 노력은 교육 현장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하교한 딸이 엄마를 부른다.

 

엄마, 엄마. 오늘 학교에서 선생님께서 물을 아껴 써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선생님 목소리와 행동을 따라 하며) ‘얘들아, 동복댐은 화순에 있어. 물줄기가 광주까지 흘러 사람들이 식수로 사용해. 그런데 비가 많이 오지 않아 점점 물이 말라가고 있단다. 거기다 수압을 이기지 못하고 수도관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대. 그러는 바람에 소중한 물이 흙으로 많이 스며들었다고 해. 이대로라면 제한 급수가 시작될 것 같아.’라고 하셨어요.”

 

아이 이야기를 듣다 보니 예전 섬에 살았던 친구 이야기가 생각난다. 어릴 적 물이 귀해 샤워 시간에는 머리를 먼저 감고, 몸을 신속하게 씻고 나온다는 말이었다. 평상시에는 세수하고 나서 그 물로 발을 씻는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난다. 친구 말에서 지혜가 떠오른다. 물을 재사용할 방법은 없을까 하고.

 

이제 우리도 물을 아껴 써야 해요. 양치할 때도 물을 받아서 쓰고요. 엄마도 주방일 할 때 설거지통에 받아서 사용하고 꼭 필요할 때만 사용해요. 나랑 약속해요.”

 

그 뒤로도 며칠이 지났건만 선생님의 말씀대로 가족들이 물을 사용할 때마다 주의시키곤 하였다.

 

물 발자국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제품을 생산, 소비하는데 얼마나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한지 나타내는 지표이다. 1톤의 쌀을 생산하기 위해서 800(리터로 환산하면 80L) 물이 소요된다.

 

  © 화순매일신문


화순은 농촌이다.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농업용수마저 부족해지지는 않을까, 농민들 걱정이 깊어만 간다. 곧 먹거리, 우리 밥상까지 위협받게 될 수도 있다. 삶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게 된다. 모두의 물 절약 실천이 절실한 때이다.

 

아이가 학교에서 물 절약 교육을 받은 것처럼 지속 가능한 물 사용을 위해 아껴 쓰고 재사용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농업용수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에 한정된 물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을 때다.

 

김민지 문화평론가의 글은 네이버 블로그(mjmisskorea) ‘애정이 넘치는 민지씨에서도 볼 수 있다. 방방곡곡은 다양한 책과 문화 속으로 떠나는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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