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반겨준다고 서둘러 그리 간단 말인가 이 하늘 아래 마음 열어 함께 울어 주고 그 아픔 토닥거려 줄 이 찾아나 보지 그랬나
미련스럽게 혼자 터지게 앓다가 숯덩이 된 가슴 끝내 열어 보이지 못하고 마지막 가는 길에도 말 못 한 속앓이 하늘은 찢어지는 괴성으로 속울음 토해내며 대신해서 울어주더니만 어떤가 이제는 속이라도 후련한가
털어내지 못하고 닫아야만 했던 자네 맘 헤아리고도 남음이 있네만 그리 간 자네가 야속하기 그지없어 술 한잔하고 왔네 어쩌라고 어찌하라고 남은 자의 속죄는 어찌하라고
부디 부디 가슴에 담긴 것 내려놓고 마음속에 얽힌 한(恨) 다 풀어 버리고 가시는 걸음 편안하시게나.
2009년 6월 한 사람을 멀리 보내고 오던 날
포근히 눈 내리는 날 장작을 펴놓고 커피를 마시면서 한 사람을 생각해 본다.
아주 편하고 좋은 사람으로 기억하는 그 친구는 아무 말 없이 그렇게 홀연히 갔다. 항상 웃는 그 얼굴에서 무엇을 느낄 수 있었을까! 그 가슴에 있었던 그 무엇을 우리는 알지 못했다.
하루 하루를 보내다 보면, 안타까운 소식을 간간이 접한다. 함께 보듬어 주지 못하고 놓친 마음이 많다는 것이다.
드러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그 마음을, 우리는 먼저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 내 살기 바빠서, 나와 상관없으니깐, 이유야 붙이면 아주 많다.
오늘은 이런저런 이유로 옆 사람 마음을 들여다보면 어떨까! 실없는 농담으로 깊은 마음도 건들어 보고, 후끈한 미소로 마음도 얻어보고, 퍼낼수록 가득 차는 사랑의 마음으로 누군가를 보듬어 줄 수 있다면 맥없이 놓치는 애석함은 없을 것이다. 지금 놓치고 있는 마음은 없는지 생각해본다.
박현옥 시인/수필가 <저작권자 ⓒ 화순매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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