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것이 정상이다

정치권의 ‘海不讓水’‧‘포용의 정치’가 지역 안정 견인

화순매일신문 | 기사입력 2015/01/05 [17:17]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조용한 것이 정상이다

정치권의 ‘海不讓水’‧‘포용의 정치’가 지역 안정 견인

화순매일신문 | 입력 : 2015/01/05 [17:17]

민선 6기가 조용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출범한 민선 6기가 반년이 흐르도록 이렇다 할 잡음 없이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다.

오히려 주민들 사이엔 “너무 조용하다”는 말이 회자되기까지 한다. 한편에선 이같은 조용함을 “태풍전의 고요함이 아니냐. 이상하다”는 반응까지 나돈다.

화순이 그동안 겪은 ‘분열의 정치’, ‘뺄셈의 정치’에 익숙해진 나머지 최근의 조용함이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한 불편함 때문일 수 도 있다.

화순의 불안요소는 정치적인 갈등에서 촉발했다는게 지역주민들의 대체적인 중론이다. 지역의 불안요소를 여럿 꼽을 수 있지만 정치적인 갈등이 촉발시킨 지역불안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갈등이 지역사회를 흔든 주요 요인이었다는 얘기이다.

화순정치의 문제는 자신과 ‘다른’ 의견을 ‘틀림’으로 규정하면서 갈등을 촉발시켰다. 정치적으로 다른 견해는 틀린 것이 아니라 견해의 차이인데도 편을 갈라 상대를 타도대상쯤으로 여기는 ‘소모적 발상’이 지역갈등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어쨌든 선거 뒤 모처럼 조용한 뒤 끝을 맞고 있다. 일각에선 중국의 ‘요순시대’가 도래했다는 찬사를 넘어 찬양(?)까지 나온다. 10여 년간 끊이지 않았던 선거 뒤끝문화가 각종 송사로 이어져 편을 갈라 몸살을 일으켰던 것에 비춰봤을 때 최근 6개월은 주민들도 정치보다 일상속에서 안정을 되찾은 듯하다.

이같은 정치적인 안정은 일단 구충곤 화순군수의 무리수 없는 군정추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구 군수는 취임 일성으로 ‘안정’을 내세웠다. 군민들이 ‘안정’을 원하는 만큼 이에 맞춰 군정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물론 구 군수가 안정을 원한다고 해도 주변 정치권이 보폭을 맞추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것이 지역 정치이고 현실이다. 화순 정치권이 지역안정에 힘을 합쳤기 때문에 가능했다 것이다. 결과적으로 정치권이 지역주민들이 원하는 갈등해소와 안정을 공감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이다.

지역안정은 ‘승자의 포용’과 ‘패자의 포용’이 어우러진 결과물이다. 여기에 선거 뒤 승자독식주의를 버린 것이 지역안정에 한몫했다는 분석도 있다. 물론 정치의 속성상 양보만 있을 수 없는 게 현실이지만 표면적으로나마 이렇다 할 갈등양상을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구 군수와 의회와의 ‘협치’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그간 집행부와 의회의 끊임없는 대립은 화순의 불안요소로 꼽혀왔다. 양측의 대립각은 볼썽사나운 고성과 삿대질, 드잡이까지 발생하는 사태를 불러오면서 정치적인 갈등의 불씨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최근 집행부와 의회는 ‘협치’를 내세우며 손을 맞잡고 있다. 물론 우려스러울 정도(?)로 손을 잡고 있다는 시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의회가 ‘안정’이라는 화두에 휩쓸려 제 기능을 제대로 못한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협치’가 가능했던 것은 집행부의 의회존중을 들 수 있다. 집행부는 사업추진에 앞서 의회에 이를 설명하고 의회는 예산으로 화답하면서 상호 존중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대규모 사업 추진이 없는 것도 정치적인 안정을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임기 2년차에 접어든 단체장들이 치적 쌓기(?)에 시동을 걸면서 의회와의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 수년간 화순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2년차에 접어든 단체장들은 의욕적으로 치적 쌓기식의 대규모 사업을 벌이면서 의회와의 대립각을 세웠다. 하지만 민선 6기는 불필요한 갈등요소를 최소화하면서 차분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교수신문은 지난해 사자성어로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하는 ‘지록위마(指鹿爲馬)’를 꼽았다고 한다. 화순에선 ‘지록위마’보다 ‘바다는 어떤 물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해불양수(海不讓水)’가 아닐까 쉽다. ‘승자의 포용’이든 ‘패자의 포용’이든 ‘포용의 정치’가 지역의 안정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조용한 것이 정상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동안 화순은 비정상적일 정도로 시끄러워도 너무 시끄러웠기 때문이다. 이같은 조용함이 몸에 맞지 않는 듯 불편해 보이지만 대다수 자치단체는 이런 조용함속에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새겨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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