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만에 빗장 푼 ‘노루목적벽’

오후 햇살에 붉은 빛 비경 ‘장관’…보산·물염·창랑적벽도 ‘감탄’

공태현 기자 | 기사입력 2014/10/15 [17:51] 글자 크게 글자 작게

35년 만에 빗장 푼 ‘노루목적벽’

오후 햇살에 붉은 빛 비경 ‘장관’…보산·물염·창랑적벽도 ‘감탄’

공태현 기자 | 입력 : 2014/10/15 [17:51]


화순적벽(노루목적벽)이 빗장을 푼다. 1985년 동복댐 조성으로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된 지 35년 만이다. 상수원 보호구역에 묶여 그동안 감쳐놨던 절경을 오는 25일부터 일반인에게 선보인다.
 
댐이 조성되기 전 넓은 백사장과 함께 깎아지는 듯한 100여m 의 수려한 경관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하늘로 치솟듯 수직으로 솟아오른 적벽의 위용은 자연의 위대함에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것.
 
100여 미터의 적벽 중 절반 정도는 물에 잠겨 고스란히 옛 정취를 느낄 수 는 없지만 너른 백사장에서 풍류를 즐겼던 향수를 자극하기엔 부족함이 없다.
 

적벽 중앙엔 누군가 써놓은 붉은 색 ‘적벽동천(赤璧洞天)’ 글기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씻겨 흐릿하게나마 남아 있지만 이곳이 예부터 ‘천하제일경’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적벽동천’은 하늘이 감춰놓은 비밀스런 비경(祕境)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또한 동천은 신선들이 사는 곳을 일컫는다.
 
노루목 적벽에선 늦가을이면 풀을 베어 묶어 불을 붙여 절벽꼭대기에서 아래로 던지는 적벽낙화(赤壁落花) 놀이가 행해졌다고 한다.
 
적벽 절경은 오후 햇살을 받을 때가 가장 절정이라고 한다. 서녘으로 넘어가는 햇살을 받은 적벽이 더욱 붉은 빛을 띠기 때문이다.
 
여기에 흙 한줌 없는 적벽사이로 솟아오른 각종 나무는 계절 따라 옷을 갈아입으면서 아름다움을 더한다.
 
다소 밋밋할 수 있는 적벽에 각종 나무가 계절 따라 옷을 갈아입으며 사계절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
 
전라남도 기념물 제60호인 화순적벽은 기묘사화로 동복으로 유배길에 오른 신재 최산두 선생이 중국 양자강 상류의 적벽과 비슷하다고 해 ‘석벽’을 ‘적벽’으로 고쳐부르면서 유래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수많은 시객들이 이곳에서 시를 남기기도 했다. 김삿갓(본명 김병연·1807∼1863)은 적벽의 풍광에 취해 동복에서 생을 마감했다.
 
김삿갓이 적벽을 본 후 ‘無等山高松下在 赤壁江深沙上流(무등산이 높다더니 소나무가지 아래 있고 적벽강이 깊다더니 모래 위에 흐르는 물이더라)’ 지은 시이다.
 

화순군이 설치를 준비 중인 포토존에서 바라보는 ‘노루목 적벽’도 아름답지만 망향정이 서있는 ‘보산적벽’도 손색이 없다. 노루목 적벽에 비해 규모는 작비만 세월의 풍파를 고스란히 간직한 오밀조밀한 모양이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망향정 아래 위치한 망미정에선 노루목적벽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망미정’은 병자호란 때 의병장으로 활동했던 정지준이 인조가 청태종 앞에 무릎을 꿇었다는 소식에 분개해 이곳에 정자를 짓고 은둔 생활을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망미정 현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썼지만 지금은 유실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에 일반에 선보이는 ‘보산적벽’, ‘노루목적벽’과 함께 ‘물염적벽’ ‘창랑적벽’도 필수 탐방코스이다. ‘물염적벽’과 ‘창랑적벽’은 규모는 ‘노루목 적벽’에 비길 수 없지만 계절 따라 옷을 갈아입으며 품어내는 풍광은 아름답긴 마찬가지다. 특히 창랑적벽은 병풍을 반쯤 포개놓은 듯한 적벽 모양과 적벽 틈을 비집고 나온 나무들이 어우러지면서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 창랑적벽.     © 화순매일신문

물염적벽과 창랑적벽은 상수원 보호구역에 가로막혀 출입할 수 없었던 노루목 적벽의 갈증을 그나마 풀어주었던 곳이다.
 
한편 노루목 적벽 첫 개방일인 25일 예약은 30여초 만에 둘쨋날인 26일은 8분 만에 자리가 다 차면서 인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노루목 적벽은 수·토·일요일 주 3일 하루 3번씩 35인승 차량 4대가 동시에 운행된다. 하루 탐방인원은 396명이다.
 
▲ 망향정에서 바라본 노루목 적벽.     © 화순매일신문


▲ 동복댐이 조성되기 전 적벽 모습.     © 화순매일신문

▲ 1975년 경 적벽 주변에서 자연정화 활동을 펼치는 모습. 화순군청 제공.     © 화순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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