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영화 ‘변호인’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

화순매일신문 | 기사입력 2014/01/06 [15:26]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영화 ‘변호인’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

화순매일신문 | 입력 : 2014/01/06 [15:26]

2013년 12월 끝자락 대한민국. 조금만 불꽃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이 것이 들판을 태우고 산을 태우더니 장차 큰 산맥을 넘어 대한민국 전체를 태울 기세다.
 
다름 아닌 영화 ‘변호인’ 의 수그러들지 않는 기세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 관객수가 660만명을 초과했다고 한다. 최단 관객수 기록으로는 ‘아바타’ ‘광해’ 등을 능가한다고 하니 그 기세의 끝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보수정권 5년을 넘어서 다시금 새로운 5년 중 1년을 넘기는 이 때, 잊힐 줄 알았던 그 분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가 다시금 한반도를 적시는 것인지? 아니면 ‘ 관상 ’에서 보여준 송강호란 탁월한 연기자의 신들린 연기에 전 국민이 다시금 빠져드는 것인지? 옳고 그름에 대한 단순한 사실 적시 자체가 불온시 되고 색깔 입혀지는 시대에 대한 씁쓸한 향수와 다시금 ‘상식’을 찾고자 하는 기대를 영화가 절묘한 타이밍으로 긁어 주는지?
 
아무튼 이 영화의 흥행원인에 대한 다양한 분석은 그 모든 것이 다 맞으면서도 틀린 것이니 우린 그저 이 기세를 볼 뿐이다.
 
모두가 공감하는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 모든 대중문화 흥행 코드는 그 시대의 조류를 품고 있으며 대중들의 터놓고 말하지 못하는 무엇인가를 이 영화는 목 놓아 대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이 영화의 명대사 중 하나인데 이 말을 듣고 국가와 자신에 대해 일체감을 가질 국민들이 얼마나 있을까. 하지만 이 영화는 주인공의 입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헌법과 모든 법률들의 가장 근본적인 원리인 ‘국가가 곧 국민’ 임을 강조해 준다.
 
“아! 내가 국가였구나” 생소했던 앎을 이제 느낀다.
 
부당한 공권력이 이런 소중한 국가인 국민을 자신의 안위와 권력 연장을 위해서 법치주의의 모든 절차를 짓밟으면서 유린을 할 때 어느 누구도 어떤 것이 진정한 애국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오히려 부도덕하고 야만적인 공권력이 그 행위를 애국심의 발로라며 운운할 때 그 서슬퍼런 시절 누구도 이에 반박을 못하지만.
 
“니는 애국자가 아이고, 죄없고 선량한 국민들과 국가를 병들게 하는 버러지고 군사정권의 하수인일 뿐이야. 진실을 얘기하래이. 그게 진짜 애국이야”라며 부도덕한 공권력에 일갈을 치는 ‘변호인’ 의 모습에 벙어리 냉가슴이였던 우린 부끄러움과 통쾌함에 박수를 쳤다. 이것이 이 영화의 흥행코드였음을 부인하지 못 할 것이다.
 
이젠 다 알겠지만 이 영화의 시대적인 배경은 1981년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 집권 초기에 공안 세력이 정권의 통치기반 확보를 위해 조작한 부산 지역 사상 최대의 용공조작 사건인 소위 ‘부림 사건’ 이다.
 
이 사건은 1981. 9. 부산에서 신군부는 대학생, 교사, 직장인등 22명을 20~63일 동안 불법으로 감금하면서 구타, 물고문, 통닭구이 고문 등 살인적인 고문을 가해 이들을 용공세력으로 조작, 국가보안법, 계엄법 등 위반으로 징역 5~7년의 중형을 선고한 사건(이들은 1983년 12월 전원 형 집행정지로 풀려남) 이다.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 김광일, 문재인 등이 이 사건의 변론을 맡았다.
 
그로부터 33년이 흐른 대한민국은 33년 전의 ‘변호인’ 이 목 놓아 외쳤던 상식에 부합한 시대였어야 한다. 정말 그랬어야 한다.
 
박종철 열사 등 셀 수 없이 많은 민주화 열사들이 민주주의 제단에 피를 뿌리고 거대한 1987년 민주화 항쟁을 거치며 5공 청산과 군사 잔재의 청산, 그리고 미완의 문민정부의 탄생과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10년의 민주화 시절, 이 정도 과정을 겪었다면 33년 전 ‘변호인’ 의 지향하는 상식적인 시대가 됐어야 한다.
 
그러나 33년 전의 가난하고 불쌍한 국밥집 아줌마와 그 아들이 느꼈던 공포와 절망감, 그리고 소외감은 지금은 사라졌는가?
 
“"국민이 몬 산다고 캐서, 법의 보호도, 민주주의도 누릴 수 없다는 거. 저는 동의 할 수 없네요.” “데모한 게 천벌 받을 짓이면, 그런 데모 하게 만든 사람은 어떤 벌을 받아야 하죠?“
 
현재 못사는 국민, 주위 친인척 중에 소위 잘 나가는 사람 없는 국민들은 여전히 법의 사각지대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면서도 그러한 사실 자체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다.
 
부당한 정부의 정책에 항의와 데모를 했던 철도 노조 노동자와 수많은 노동자 시민들은 계속적으로 핍박을 받고 있다. 그런데 정책을 수립, 집행한 정치인과 관료들은 어떤 벌을 받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
 
지난 정권 4대강 정책에 반대했던 노동자 시민들은 핍박을 받고, 집행했던 자 들은 모두 가슴에 무거울 정도로 훈장을 받았다.
 
희망이 있는가. 민주주의는 진보하고 있는가.
 
"진우야, 니가 말 안했나. 세상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라 하지만 바위는 이미 죽은기고, 계란은 살아있는 기다. 계란은 바위를 뛰어 넘을 기라고. 내 절대 포기 안할기다."
 
이 말이 위로가 될까.
얼마나 많은 달걀이 깨져야 하나? 계란의 그 무슨 결과물이 바위를 뛰어 넘을 수 있다는 말인가.
 
오늘도 난 이 답답한 맘을 가지고 저 먼 하늘을 바라만 볼 뿐이다.
 
법무법인 서성 대표 변호사 박근하.
T디, 02-3486-5803 E-mail, lower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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