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양대선거에 즈음하여

화순매일신문 | 기사입력 2022/01/26 [14:08] 글자 크게 글자 작게

2022년 양대선거에 즈음하여

화순매일신문 | 입력 : 2022/01/26 [14:08]

  © 화순매일신문

고무신 선거’, ‘막걸리 선거라는 말이 있었다. 과거 우리의 선거문화가 지금보다 한참 성숙하지 못했던 시절, 공직선거 후보자들이 고무신과 막걸리로 유권자들로부터 표를 구하던 후진적 선거문화를 빗댄 말이었다.

 

당시 유권자에게 고무신과 막걸리는 꽤 매력있는 유혹이었고, 유권자는 그 속에 감춰진 의도를 어렵지 않게 알아차렸다. 예의바른 우리 민족은 받고 그냥 말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심지어 이를 준비하지 않은 후보자는 당선되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사람으로 간주되기도 했다.

 

현명해진 유권자들은 이제 더 이상 고무신과 막걸리를 바라지 않으며, 오히려 불쾌함을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후보가 선물을 돌렸다는 둥, 관광이나 식사를 제공했다는 둥의 뉴스가 매 선거마다 빠짐없이 등장한다.

 

일부 후보자들은 주고자하는 유혹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듯하다. 과거에는 대놓고 표를 구하며 줬다면, 요즘은 사심 없는 선의로 가장한다. 어떠한 효과가 있기를 은근히 기대하며 말이다. 제공받는 유권자들의 대다수는 부지불식간에 불법을 저지르게 되고, 안타깝게도 의도했든 안했든 받은 이상 법 위반이 되고 과태료 처분을 받기도 한다.

 

다행인 것은 이러한 후보자는 이제 일부에 불과하고, 절대다수의 유권자들은 이러한 행태에 더 이상 현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떠한 생활양상을 하나의 문화로 보려면 최소한 사회 구성원들에게 널리 공유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금권선거는 더 이상 대한민국의 선거문화가 아니다. 다만, 그럼에도 끊임없이 경계하고 끝까지 뿌리 뽑아야 할 소수의 일탈행위로서 사회 공동체에 해악을 끼치는 구태임은 여전하다.

 

금권선거의 위협이 점차 줄어들 즈음 그 자리를 차지하고자 꿈틀대는 또 다른 구태가 있으니 서로에 대한 비방과 흑색선전이 그것이다. 옛날에는 어떤 소문이 이 동네에서 저 동네로 퍼지려면 최소한 사람이 걷든 말이 달리든 그 거리만큼 이동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걸렸다. 전화와 같은 통신수단이 널리 보급된 이후에도 한 사람이 한 사람에게 또는 많아야 몇 사람에게 전파하는게 고작이었다. 현대의 소문은 컴퓨터 비트로 변환되어 빛의 속도로 무제한의 사람에게 동시에 전파된다. 그만큼 파급력이 크다.

 

흔히들 선거는 이슈를 선점하는 싸움이라 하고, 선거에 있어서 긍정적인 이슈는 공약과 정책으로 표현된다. 제대로 된 공약이 없거나 이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없는 후보일수록 상대방에 대한 비방과 흑색선전에 매달리게 마련이다. 비교우위는 주장해야겠는데 마땅히 내세울게 없으니 저 놈이 더 나쁜 놈이라고 소리치는 수밖에 없다. ·고등학교 학생회장선거에서도 화장·파마 허용, 교내 매점 설치 요구 등의 공약이 제시된다고 하는데 어른으로서 부끄럽지 아니한가.

 

유권자는 준비되지 않은 후보의 얄팍한 술수에 속아 넘어가서는 안된다. 국가를 위해 지역을 위해 고민하는 후보, 고민의 결과를 실현 가능한 공약으로 구체화해 유권자에게 제시하는 후보, 공약을 실천하려 노력할 것으로 평가되는 후보에게 일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 혜택은 결국 나와 나의 가족들에게 그대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선거문화는 유권자가 만들어가는 것이지 결코 후보자가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고무신과 막걸리를 선거판에서 퇴출시켰듯, 유권자는 비방과 흑색선전이 아닌 공약과 정책으로 선택한다는 사실을 투표로써 후보들에게 각인시켜야 한다. 먹히지 않을 것이 뻔한 전략을 고집할 후보는 없다.

 

2022년은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연이어 치러지는 해이다. 유권자의 의사와 주관을 후보들이나 정치집단에게 가장 정확히 전달하는 수단은 투표이다. 후보자는 투표하지 않는 유권자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유권자는 이제 더 이상 자극적인 소문이나 얄팍한 술수에 현혹되지 않을 것이며, 오로지 제시하는 공약과 정책으로 판단하겠다는 뜻을 투표로써 엄중히 선언하는 한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화순군선거관리위원회 사무과장 강용구

광고
이동
메인사진
포토뉴스
지리산국립공원 반야봉 상고대 ‘활짝’
이전
1/36
다음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