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듦에 관하여

<책으로 삶을 바라보기-2>

화순매일신문 | 기사입력 2021/03/09 [08:01]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나이 듦에 관하여

<책으로 삶을 바라보기-2>

화순매일신문 | 입력 : 2021/03/09 [08:01]

 

  © 화순매일신문

지난 29, 화순군은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고령 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Global Network of Age-Friendly Cities & Communities, GNAFCC) 가입 승인(인증)을 받았다고 발표하였다. 이로써 지난해 12월 유니세프로부터 아동 친화도시로 지정 받은 것과 여성가족부로부터 여성 친화도시로 지정받은 것을 종합해서 화순군은 아동·여성·고령 3대 친화 도시 인증 지자체가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WHO로부터 고령 친화도시로 승인을 받은 것은 아동·여성친화도시로 인증받은 것과는 이 다르다. 유엔(UN) 전문기구인 WHO로부터 인증을 받은 것은 세계적으로 화순군이 고령 친화도시로서 공인을 받은 것이기에, 여타의 다른 기관으로부터 받은 인증과는 이 다르다. 우리 모두가 기뻐하고 축하할 일이며, 이를 위해 수고하신 관계자분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번 고령 친화도시인증은 화순군의 장래로 보았을 때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2019년 화순통계연보에 의하면 화순군은 전체 인구 중에 만 65세 노인 인구 비율이 201925.1%, 202026.0%, 202126.9%로 매년 늘어가고 있다. 거기다가 잠재적 노인 인구’(향후 10년 뒤 만 65세가 되는 인구)가 전체 화순군 인구의 16.2%나 되어, 10년 후의 화순군은 군 전체 인구의 43.1%가 만 65세 이상의 노인들로 채워지게 되는 초고령화 사회가 된다. 따라서 화순군은 10년 후에 다가올 초고령 사회가 되는 지자체로서 고령자들이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이제부터라도 WHO로부터 고령 친화도시로 인증받은 지자체의 위상에 걸맞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화순군이 고령친화도시로 지속적인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행정기관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행정기관에서 아무리 고령친화도시를 만들려고 노력을 한다 할지라도, 이 지역에서 사는 지역민들, 특히 노인층의 삶의 만족도가 높지 않다면 의미가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화순군의 구성원들 모두가 노인 문제를 나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하며, 이러한 노력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 화순매일신문

얼마 전에 노인 문제에 대한 이해를 하는데 도움이 되는 [나이듦에 관하여]라는 책이 발간되었다. 이 책은 노인의학 전문의이자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의과대학의 교수인 루이스 애런슨(Louisw Aronson)이 저술한 책으로서, 새로운 시각으로 노인 문제에 접근하였다고 하는 찬사를 받으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로 등극되기도 하였다.

 

저자는 노년기는 인생에서 가장 긴 구간이면서 개인차가 가장 큰 기간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 세상은 청년기와 중년기 위주로 설계되어 있어서 역사적으로 보아도 노년층은 철학이나 의학의 논의 대상에서 열외였고, 설사 언급되었다 하더라도 노년층의 삶이 속속들이 조망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고 지적한다. 또한 저자는 노년기가 끔찍한 것은 나이만 먹다가 죽을 운명이라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늙어가는 과정이 쓸데없이 길고 고통스러우며 치욕스럽고 고독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한 노인의학 전문의 로버트 버틀러의 말을 인용하면서 노인들이 갖고 있는 어려움에 대하여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제안한다. 또한 사회는 노인을 하찮음, 쓸모없음, 짐 덩어리, 못난이, 열등한 존재로 보고 있으며, 심지어 할 줄 아는 게 없으니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공공의 적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노인들에 대한 현대의 왜곡된 사회적 시각에 대하여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저자는 사회적으로 만연되어 있는 노인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극복하는 해결책으로 부정적인 선입견만 가득한 노년기에 대한 기존의 틀을 깨고 더욱 의미 있고 사랑받으며 풍요로운 노년기를 만들 수 있는 길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하면서, “노년기가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는 전부 우리 손에 달려 있다고 주장한다. 누구에게나 다가오게 되어 있는 노년기를 어떻게 준비하고 보내느냐에 따라 나의 노년기가 비참할 수도 있고 행복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노년기를 가족이나 사회에 맡기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삶이 아니라, 스스로 노년기를 새로운 기회의 시기로 삼아야 하며 그러기 위해 나이듦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고 대비하며 준비해야 한다는 저자의 지적은 고령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책에는 놓쳐서는 안 될 두 가지 내용이 있다. 첫 번째로는, 노년기를 독립성과 의존성에 초점을 맞춰 세분화한 새로운 생명 주기 도표를 제시한 것이다. 이 도표에 따르면, 나이에 따라 일률적으로 노인들이라고 규정하는 시각이 바꿔져야 한다는 것이다. 노년층도 젊은 노인, 노인, 고령노인, 초고령 노인으로 구분해서 보아야 한다고 제안을 하고 있다. 인생에 있어 가장 긴 구간을 살아가야 할 노년기를 좀 더 세분해서 보아야 한다는 저자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하지 않을 수 없다.

 

두 번째로는, 노인들을 위한 노인전문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내용이다. 환자를 진료할 때 어린이(소아과)와 일반성인은 당연히 다르게 진료하고 치료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성인과 노인을 구별해서 진료하고 치료하는 것이 구분되어 있지 않는 현재 의학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노인들에 제공되는 의료가 노인들의 나이와 상태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노인들을 위한 노인전문의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 또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시기에 유념해야 할 내용이다.

 

누구에게나 다가올 노년기를 대비하여 우리 모두가 자기자신을 위해서라도 나이듦에 대하여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각자의 삶을 더욱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임영창 박사 <바람(HOPE) 호스피스 지원센터장/ 화순만나교회 목사>

 
광고
포토뉴스
화순의 ‘晩秋’
1/32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